한국조세연구포럼

언론속의 학회

"이론과 실무의 병행 연구를 추구하는 한국조세연구포럼"

[토론회] “당신의 이웃 10명 중 9명은 세금을 냈다”…행동과학이 가져온 결과는?

  •  유일지 기자
  •  
  •  승인 2020.11.13 18:00
 
▲ 주제발표를 맡은 홍성훈 서울시립대 교수.

“당신이 사는 지역에서 10명 중 9명은 기한 내 세금을 납부합니다.”

이 문구를 본 납세자들의 기한 내 세금납부율이 최고 5.1%p까지 상승했다. 영국이 최초로 세무행정 분야에 행동과학을 활용한 결과다. 우리나라도 행동과학 활용을 통해 납세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구축하고, 납세협력비용을 대폭 경감하는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세무사회(회장 원경희)와 한국조세연구포럼(학회장 정재연)이 1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한 ‘세무행정 혁신과 납세자 권익 보호’를 주제로 한 공동학술대회에서 홍성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행동과학과 세무행정’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홍 교수에 따르면 영국 국세청이 세금납부 안내문에 사회적 규범을 강조하는 문구를 삽입하는 무작위 통제실험을 실시했는데, ‘당신이 사는 지역에서 10명 중 9명은 기한 내 세금을 납부합니다’ 등의 문구를 삽입하자, 아무런 추가 문구가 없었던 통제 그룹과 비교해 납부율이 최고 5.1%p 상승했다.

이처럼 행동과학 방법론 중의 하나인 무작위 통제 실험을 정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법적 근거와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홍 교수는 강조했다. 정부의 조세재정 사업에서 무작위 실험을 금지하는 법률은 없지만, 반대로 시행근거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신고 사이트에서 특정 메시지의 효과를 정확히 알기 어려워 실험을 통한 비교검증이 필요하다. 안내메시지 1~3안 등을 작성해 무작위로 선정된 이용자에게 각 메시지를 표출한다면 통계적으로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비교할 수 있다.

홈택스 개선방안으로는 메뉴 단순화와 기능연계성 강화를 강조했다. 열거식으로 메뉴를 구성하면 자주 활용하지 않는 이용자는 인지과부하 문제를 경험할 수 있는데, 이용자가 혼동하기 쉬운 부분을 줄여나가면 실수를 줄이고 납세순응비용도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홈택스의 문제는 신고서 작성 후 납부메뉴로 이동하기 위해 중간에 여러 화면을 번거롭게 거쳐야 하고, 모바일 손택스에서는 신고서 제출 후 다시 초기화면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또한 증빙자료 제출을 위해서도 다시 초기화면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이에 대화형 신고 도움 기능을 도입해 이용자가 팝업창의 물음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입력하는 것을 제안했다.

미리채움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임대소득 신고 및 상속세 신고 시 미리채움 서비스 구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올해부터 수입금액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소득에 대해 전면과세가 시행되면서 임대소득 관련 항목에 대한 미리채움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임대소득 파악은 어렵더라도 활용가능한 정보를 분석해 불러오기형 미리채움, 혹은 조회형 미리채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속세의 경우에는 서면으로 신고해야 하는데, 금융기관으로부터 상속 전후 피상속인의 예금계좌 잔액과 대출내역, 입출금 내역 등 상속 및 증여와 관련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해 분석한다면 상속세 신고에서도 미리채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홈택스 전자신고 및 신고안내문에는 이용자 개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정보 및 항목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는데, 인지과부하 문제를 겪지 않도록 이용자 특성을 반영해 구성을 개인화하고 단순화해 이 문제를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분석과 행동과학 방법론을 활용해 홈택스 전자신고와 안내문 서식을 개선한다면 납세협력비용을 경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전의 신고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별로 입력 빈도가 높았던 항목이나 업종별로 입력빈도가 높았던 항목을 중심으로 서식을 단순화해 재구성할 필요가 있고, 항목 구성, 표현 방식, 배치 방식을 설정할 때도 다양한 대안을 비교검증하고, 납세자의 신고오류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하며, 신고안내문에는 납세의 사회성과 기한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추가하는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 사회를 맡은 고은경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 (왼쪽부터) 토론을 맡은 윤재원 홍익대 교수, 장재형 법무법인 율촌 세제팀장, 황장훈 한국세무사회 회계제도연구위원.

◆ 윤재원 교수 “행동과학, 즉시 시행가능해 시사점 크다”

윤재원 홍익대 교수는 납세자를 이해하려는 진정성을 가지고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행동과학이론과 사례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대지 국세청장 취임 후 세정혁신 계획에 ‘편안한 납세를 뒷받침 하는 서비스 혁신을 강력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인지과부화 해소와 납세의무 사전소통으로 신고납부 문제해결을 향상시키기 위해 미리채움 확대, 신고안내문 개인화 등의 납세서비스를 재설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윤 교수는 납세자 중심 세정을 위한 과세관청의 미션을 재정립하고, 조직과 인력 및 프로세스 재설계를 포함한 장기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행동과학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납세자 유형별로 개인화된 납세경험 관리, 예를 들어 개인의 경우 근로소득, 영사사업자, 디지털세대의 자진신고를 안내부터 상담, 신고 납부과정을 개인화한 맞춤형 My 디지털서비스와 AI Agent 관리를 실시하고, 법인과 사업자는 중소기업, 대기업, 비영리 등 유형별로 납세자 및 대리인을 위한 on-off라인 소통강화형 서비스 관리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와함께 개인정보보호와 사이버보안을 강화하고, 납세서비스 개선노력에 대한 국회 감독기능 강화 및 국민 관심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장재형 팀장 “행동과학 분석 시스템, 양도세·부가세 분야에서 납세자 호응 클 것”

장재형 법무법인 율촌 세제팀장은 세무신고에 행동과학적인 요소를 감안한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세무행정을 좀 더 효율적이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특히 전문적인 세무인력이 신고를 대행하는 원천세, 법인세분야 보다 양도세, 부가세 등의 분야에서는 납세자가 이해하기 쉽고 접근하기 쉬운 방식으로 신고 시스템을 개편하는 것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홈택스 사용시 어떤 기능은 매우 쉬운 반면, 어떤 기능은 이해하거나 찾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 행동과학 기법으로 납세편의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IT와 세밀한 세무행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체납축소나 징세업무 효율화에 행동과학이 가져다주는 효용이 적지 않지만 이와 동시에 납세자의 호혜성이나 사회적 선호를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세제도나 행정시스템이 구성돼야 하는가의 문제도 행동과학에서 규명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상속세 부담의 문제, 양도세 중과 및 종소세 세율 등 세율이나 세부담이 사회일반이나 낪자의 호혜성이나 선호관념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장기적인 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와 같은 문제점이 행동과학에서 규명되거나 개연성 정도에서 밝혀낼 수 있는 문제인지 생각해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황장훈 세무사 “나는 세금을 성실히 냈는데 국가는 나에게 무엇을 해주는가…해소법”

황장훈 한국세무사회 회계제도연구위원은 영국이 도입한 문장과 같이 우라나라에서도 세금납부고지서에 ‘세금을 가장 적게 내는 방법은 지금 내는 것입니다’와 같은 문구를 몇 년 전부터 삽입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황 세무사는 모든 납세자에게 본인이 적용받은 세액공제 및 세액감면액의 합계액, 비과세 금액,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지원금 등의 개별 혜택 금액을 적극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납세자는 ‘나는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는데 도대체 국가는 나에게 무엇을 해주는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납세순응 제고에 효과적이며, 적극적 안내는 개별적 혜택금액뿐만 아니라 사회전체적인 혜택에 대한 설명도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호의를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호의를 베풀고 싶은 의무감을 느끼기 때문에 본인의 세금납부액과 개별혜택금액을 비교해 개별혜택 금액이 더 적다고 판단되면 오히려 납세순응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자등록이 처음인 자영업자의 경우 부가가치세를 본인의 매우 큰 손실로 생각하고 과세당국이 가혹하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납세자와 담세자가 다른 부가가치세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와 유사하게 원천징수 세액을 납부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하기 때문에 ‘간접세에 대한 이해’와 같은 납세순응 제고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강조해 기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납세자 세정 편의 향상에 따른 세무전문가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활용도가 커지면서 온라인 세정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기존 세무전문가의 역할인 세금신고대리가 앞으로는 절세플랜, 세무플랫폼 기획 등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시대의 세무전문가들의 관심분야가 어떤 것인지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 19Jan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1/01/19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26 

    [NTN] 조세연구포럼 16대 학회장에 이성태 삼정KPMG 전무 취임

  2. 19Jan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1/01/19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17 

    [MTN] 한국조세연구포럼, 16대 이성태 학회장 취임

  3. 19Jan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1/01/19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16 

    [세정일보] 이성태 제16대 (사)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 취임

  4. 24Nov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11/24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42 

    [세정일보] [토론회] 부분조사, 납세자를 위한 것인가? 국세청을 위한 것인가?

  5. 24Nov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11/24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34 

    [세정일보] [토론회] “당신의 이웃 10명 중 9명은 세금을 냈다”…행동과학이 가져온 결과는?

  6. 16Nov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11/16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51 

    [세정신문] 부분세무조사 확대 필요성 공감대…방법은 신중론

  7. 16Nov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11/16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33 

    [세정신문] 한국조세연구포럼·한국세무사회 공동학술대회…오는 13일

  8. 04Sep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09/04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78 

    [MBN] 2020 한국조세연구포럼 하계학술대회 열려…권오현 교수 등 발표자로 나서

  9. 04Sep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09/04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46 

    [한국세정신문] 한국조세연구포럼, '세법개정 문제점' 주제 학술대회 연다

  10. 15Jun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06/15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88 

    [MTN] "포스트 코로나 대비 조세 정책 설계해야"…한국조세연구포럼 춘계학술대회 열려

  11. 15Jun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06/15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79 

    [세정일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빅데이터·AI 도입해 과세기반 확충해야”

  12. [MBN] 한국조세연구포럼, 지난 13일 춘계학술대회 개최…'감염병 등 재난대응조세지원 정책' 토론

  13. [MBN] 한국조세연구포럼, 지난 18일 학술대회 개최…이성태 차기학회장 선출

  14. No Image 15Jan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01/15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115 

    [한국경제] 한국조세연구포럼, 18일 동계학술대회 개최

  15. 15Jan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01/15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77 

    [조세일보] 한국조세연구포럼, 18일 동계학술대회 개최

  16. [법률신문] 한국조세연구포럼, 18일 서울시립대서 '동계학술대회'

  17. 15Jan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01/15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76 

    [MTN 머니투데이방송] 한국조세연구포럼, 동계학술대회 및 정기총회 개최

  18. 15Jan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01/15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34 

    [세정일보] 조세연구포럼, `19년 ‘소비·소득·재산분야’ 주요 판례 회고 학술대회

  19. 15Jan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20/01/15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20 

    [대한변협신문] 조세법 관련 조사 연구에서 각자 실무분야 협력 가능성 엿봐

  20. 11Nov
    by 한국조세연구포럼
    2019/11/11 by 한국조세연구포럼
    Views 60 

    [MBN] 한국조세연구포럼 '최근 상증세 주요 쟁점' 개선방안 학술대회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 Next
/ 14